[모강인의인문고전강독회]제36강 모강인의 인문고전강독회 <붉은 수수밭>편

1,068 2023.07.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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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강 모강인의 인문고전강독회를 서구노인대학에서 지난 2023년 7월 5일 오후 2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번 강독회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한 중국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모옌의 <붉은 수수밭>과 장이머우 감독에 배우 궁리와 강문이 주연으로 출연한 같은 이름의 영화(1989년 개봉)를 소개했습니다.

서구노인대학은 지난 4월에 이어 두번째 강독회인데, 인천서구노인복지관 1층 대강당에서 120명의 노인대학생들께서 지루하지 않고 진지하게 경청하시는 모습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YES24>의 책소개를 올립니다 


『붉은 수수밭』을 읽지 않으면
모옌을 읽지 않은 것과 같다!


바람에 물결치는 시뻘건 수수밭처럼 약동하는 야성의 외침!
강인한 생명력으로 일본의 압제와 봉건예교에 저항한 민초들의 역사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 『붉은 수수밭』이 새로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중편 다섯 개를 엮은 연작소설로, 모옌은 1985년 해방군예술대학에서 공부할 때 첫번째 작품 「붉은 수수」를 일주일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1986년 발표된 이 작품은 “1980년대 문단의 이정표적인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고, 모옌은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되어 「고량주」 「개의 길」 「수수 장례」 「기이한 죽음」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리고 다섯 편을 묶어 『붉은 수수 가족(紅高粱家族)』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그리고 1988년, 이 연작의 첫번째 작품 「붉은 수수」를 원작으로 한 영화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졌으며, 독자들에게는 영화 제목이 더욱 익숙해졌다. 그리하여 새로운 번역본은 저자의 동의를 얻어 『붉은 수수밭』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붉은 수수밭’은 ‘붉은 수수 가족’의 일원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의 중국 산둥 성 가오미 지방을 배경으로 일제의 만행에 대항하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작가가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세심하고 돋보이는 감수성으로 그려낸 것은 역사적 사건보다는 오히려 ‘인간’ 그 자체이다. 모옌이 궁극적으로 탐구하는 ‘인간’은 ‘원시적인 생명력이 충만한 인간’이며 과학 기술의 발달과 제도의 제약이 커지면서 ‘퇴화’되기 이전, ‘야성’이 충만한 ‘순종(純種)’의 인간이다. 『붉은 수수밭』은 그런 순종의 영웅들이 만들어내는 위대한 삶과 격렬한 사랑, 처절한 투쟁과 찬란한 죽음을 그린, 선조들이 보여준 ‘원시적인 생명력’ 과 근원들을 열렬히 흠모하고 동경하면서 그린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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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에서 요약한 붉은 수수밭을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18세의 어여쁜 추알(공리 분)은 가난한 죄로 나귀 한마리와 맞바뀌어 50이 넘도록 독신으로 있는 양조장 주인인 리서방에게 팔려간다. 사랑도 모르고, 남편의 얼굴은 더더구나 모르는 채 가마를 타고 신랑집으로 향한다. 흔들거리는 가마 문틈으로 보이는 츄알의 가죽신에 가마를 맨 유이찬아오는 눈을 뗄 줄 모른다. 가차없이 내리쬐는 햇볕으로 가마꾼들의 벗은 상체가 번들거린다. 유이찬아오의 우람한 몸을 보면서 추알은 야릇한 흥분을 느낀다. 드디어 산행길에 올라 친정으로 가던 날, 젊은이들은 붉은 수수밭에서 뜨겁게 맺어진다. 남편이 살해되는 바람에 과부가 된 추알이 혼자 힘으로 양조장을 재건한다. 친정에 가는 날 수수밭에서 그녀를 범한 유이찬아오는 그녀와 동침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떠벌려 그녀를 괴롭히고 새로 빚은 고량주에 오줌을 누는 등 말썽을 피운다. 그리고 추알을 덮석 안아들고 자신이 주인이라고 안채로 들어간다. 그런데 유이찬아오가 오줌을 눈 고량주는 어느 해보다 맛있는 고량주가 돼 18리 고량주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게 된다. 유이찬아오가 추알의 남편으로 양조장을 돌보게 된 뒤 양조장에 가장 나이많은 일꾼인 라호안이 사라진다. 그로부터 9년 후 마을의 평화는 들이닥친 일본군에 의해 깨지고 만다. 수수밭은 군영 도로를 만들기 위해 베어지고 항일 게릴라로 활동하던 라호안은 산 채로 잡혀 가죽이 벗겨지는 형벌 끝에 죽고 만다.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고량주에 불을 붙여 기관포를 앞세운 일본군과 싸운다. 전투 중에 추알이 일본군의 기관총 세례 아래 쓰러진다. 뒤늦게 터진 폭탄으로 수수밭은 온통 화염에 쌓인다. 삽시간에 수수밭은 피로 물들고 대지 위에 불사조처럼 유이찬아오 부자가 우뚝 선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로 피덩이 같은 붉은 해가 이글거린다.